비가 내리네요.   벼르던 고추모종 3개를 뜰에다 심었습니다.  상추가 싱그러운 자태를 뽐내내요.  날씨가 풀리고 내리는 봄비가 완연한 계절의 변화를 말해줍니다.

복불복(福不福)을 아시나요?

복어 라는 물고기는 참으로 이상한 놈 이예요.  적을 만나면 공기를 들이 마셔 배를 부풀려서 겁을 주기도 하고요   물고기 중에 드물게 돌돔과 같은 통 이빨이 있어서 사람의 손가락 정도는 단번에 잘라 버리기도 해요.

초보시절 방파제에서 낚시 하다 복어를 잡으면 막대기로 툭툭 쳐서 물에 띄워 놓고 키득 대기도 했지요.   그런데, 요 놈이 아주 웃기는 놈 이예요. 무드를 아는 놈 이예요.  부슬비가 내리는 날이면 저 혼자서 배를 부풀리고 물 위에 둥둥 떠 다니지요. 제 나름 대로 즐기나 봐요.

바다에서 나비를 보신 적이 있나요? 어쩌다 바람에 밀려 바다 쪽으로 간 나비는 앉을 곳이 없어서 죽을 지경 이지요. 그 때 물 위에 떠서 즐기는 복어를 만나면 나비는 이제는 살았구나 하고 내려 앉겠지요.  그러면 복어는 낼름 잡아 먹어요.

우리가 보통 알기로 복어알에 독이 있어서 먹으면 죽는다고 하지요.  그런데, 나비를 잡아 먹은 복어는 알이 아니라 살에 독이 생긴데요.   사람이 그걸 먹으면 죽겠지요?  그러면 요 놈의 복어가 나비를 먹은 놈 인지 않먹은 놈 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래서, 복어 먹고 사느냐 죽느냐는  복불복 이다 라는 말이 생겼다고 해요.   그러니, 지난 세월과 마찬가지로 "인생 복불복"을 외치며 살아가기엔 우리의 남은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나요?  서론이 길었네요.

바다 소식입니다.  

지세포 낚시공원에서 잘 나온다던 전어는 소식도 없고 이틀연짱 꽝이네요.    그러다가 달려든 반가운 손님이 전갱이입니다.   한뼘급으로 씨알은 크지 않지만 이것저것 따져볼 처지가 아니었어요.  대충해서 몇마리 챙겨왔습니다.   감사합니다.   - 맨날 눈팅만 하기 일쑤인 세현맘이 간만에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