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몸이 피곤하여 방에 누워 있으니 추워서 잠이 깰 정도로 시원해서 더위를 못 느끼다 점심을 먹고 벵에돔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와 차를 타니 숨이 막힐 정도로 후끈거렸습니다. 차창을 열고 가면서 어디로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지세포로 향했습니다. 장승포 쪽으로 두어 번 가보았으나 별 재미를 못 보아서 지세포로 갔습니다. 갯바위는 자리가 없어서 못 가고 방파제로 향했습니다. 차를 세울 곳이 마땅찮아 고생을 좀 했습니다. 산속으로 접어드니 갈비 사이로 식물들이 싱그럽게 자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소나무 사이로 시원한 솔바람이 불어 더위를 한 방에 날려 주었습니다. 그냥 자리 잡고 앉아서 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잠시 시간을 보내고 방파제에 도착하니 시간은 두시 경이었는데 거의 다 낚시를 쉬거나 하고 있는 사람도 조과가 없었습니다. 오전에는 십여 마리 잡아간 사람도 있었지만, 오후에는 낚시가 안 된다고 하였다. 방파제를 한 번 둘러보았습니다.

 <위 사진 가운데 멀리 보이는 섬이 지심도>

  물통 속 수온을 재어보니 20도 정도 나왔습니다. 무조건 자리 잡고 채비를 한 후 밑밥을 치고 동조를 시키기 위해 노력해 봅니다. 벵에돔은 반응이 없고 밑밥만 고요히 바다 밑으로 사라져 갑니다. 한 두 시간 지날 때 저 밑바닥에서 무언가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나름 긴장이 되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벵에돔 두 마리를 걸었습니다. 작은 녀석을 바다로 던지고 그나마 좀 큰 녀석은 살림망에 넣었습니다. 이제 좀 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 두 마리를 낚은 장면을 목격한 사람 둘이 바로 옆에 끼어들어 즐겁게 채비를 합니다. 옆 사람이 채비하는 사이에 한 마리 더 낚았습니다. 잠시 후 채비 두 개가 앞을 점령합니다. 좋은 순간이 그냥 지나갑니다. 이래저래 시간만 갈 때 자기들끼리 줄이 엉켜서 푸느라 고생을 하더니만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옆에서 담배까지 피워서 정말 힘들었는데 가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이후 간간이 입질이 들어오는데 한 20센티 정도 쭉 끌다 멈춰버리는 입질이라서 챔질 타이밍 맞추기가 곤란합니다. 그때 옆에 자리만 잡아서 낚싯대만 걸쳐둔 채 잠자던 분이 일어나 부지런히 밑밥을 치고 캐스팅을 합니다. 하지만 조과는 없습니다. 잠깐 저 아래서 모습을 보여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노력에 비해 조과는 별로였으나 모처럼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 저녁이 가까워 지니 전갱이가 입질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대명 리조트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밑밥과 미끼는 빵가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