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벵에돔이라니

작년부터 올해까지 9번 연속으로 허탕 친 감성돔 낚시, 물론 잡아서 랜딩 시키지 못하고 터트린 고기도 있었습니다만 결국은 제 실력이 모자란 탓이기에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해야겠다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토요일 저녁에 잠시 들린 태조 캠프에서 해마님께서 잡아 오신 벵에돔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같이 어울려서 놀다가 일요일 낮에 출발하는 겨울 벵에돔 낚시를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일요일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가족들과 이불 속에서 뒹굴었습니다.   애들과 동물 농장 보면서 웃고 즐기다가 시간을 보니 11시도 안되었더군요.   늦은 아침을 먹고 12시가 넘어 캠프에 들렀습니다.  빵가루 4개와 벵에돔 전용 파우더 하나를 준비하고 벵에최님께서 겨울철 벵에돔 낚시의 필수라고 하신 홍개비를 총알로 장전했습니다.  요즘 홍개비가 귀하다던데 그렇지도 않더군요.  든든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해마님과 함께 도착한 낚시 포인트에는 이미 4분의 조사님께서 낚시 중이셨습니다. 그중 새벽부터 오셔서 감성돔 낚시를 하시다가 손맛 보지 못하시고 철수 하시는 조사님 자리에 두명이 들어갔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께 피해를 드리지 않기 위해 조심하였습니다. 해마님께서는 난 바다 쪽으로, 저는 만 안쪽으로 낚시대 2개 이상의 거리를 노려 보았습니다. 0.8호 반유동과 0호 전유동으로 각각 낚시를 하였고 먼저 해마님께서 손맛을 보셨습니다.

여름철에도 보지 못했던 그런 사이즈가 물고 나오더군요. 해마님께서 손 맛을 보시고 약 한시간도 지나지 않아 저도 여름철에 벵에돔으로는 보지 못한 손맛을 보았습니다. 크기와 시원한 입질에 정말 놀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터진 북동풍에 주위에 계시던 조사님들 황급히 철수를 하시더군요. 두어마리만 더, 두어마리만 더 하면서 약 30분 정도 더 낚시를 하였으나 북동풍의 영향으로 너울이 치면 갯바위를 넘는 포인트 특성상 우리도 황급히 대를 접었습니다. 철수 준비 하면서 결국 갯바위를 넘은 너울 파도를 한번 얻어 맞았네요.

철수 후 태조 캠프에서 오랜만에 손맛 본 벵에돔으로 회를 먹었습니다. 역시나 해마님께서 철수 전에 피를 뺀 벵에돔을 해원님께서 회를 떠 주시니 그 맛은 못 먹어 보신 분은 모르십니다. 겨울이다 보니 벵에돔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없고 너무 맛있더군요. 인원 수에 비해 모자란 먹거리는 삼겹살로 대신하였고, 저희 가족 오랜만에 태조에서 좋은 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예년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수온으로 거제도 본섬에서 감성돔을 구경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특정 포인트에서만 나오기는 하지만 여름철에도 보기 힘든 사이즈를 볼 수 있는 겨울 벵에돔 낚시는 모기의 극성에 짜증내지 않아도 되기에 여름철보다 오히려 즐거운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해뜰 시간과 해질 시간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입질을 보인다고 하니 참조하시고, 저는 가까운 곳으로 벵에돔 낚시 나가는 것으로 못잡은 감성돔을 대신하려 합니다. 이번 주말에도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태조FC 해담 악동대장 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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