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맨님 입에서 툭 튀어나오는 "오랜만에 지심도 한번 가봅시다" 가 오늘의 정출 목적지로 결정됩니다.  평소 다대항이나 대포항, 저구항, 지세포항을 이용하던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가까우면서도 거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장승포항이 출항지가 됩니다.  이번 조행길은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한낮에 가까운 오전 10시경에 지심도에 도착하니 엊저녁부터 새벽까지 치열한 포인트 하선 경쟁을 하셨을 꾼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날씨가 더워지기 전 철수들 했나봅니다.  그야말로 무주공산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두명씩 짝을지어 여러포인트를 하선 했을겁니다.  확률을 높이려는 의도에서지요.  하지만 오늘은 기분이 다릅니다.  널찍한 자리에 모두가 함께 내려서 즐겨보자는 마음이 서로 통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기출조란, 고기를 잡는 목적보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생각들을 이해하는 과정에 뜻이 있습니다.  그 이행을, 해담결성 8년만에 지금 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요일 낮, 마흔여 주변에 떼거리로 내리는 사람들을 보셨다면 그게바로 해담입니다.

서둘 필요 없이 시원한 캔맥주와 빵을 안주 겸 식사삼아 목을 추기니 태평성대가 따로 없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서둘러 낚싯대를 펼친 회원님의 낚싯대가 포물선을 그립니다.  그제서야 모두들 낚싯대를 펼치기 시작하는데 곧 여기저기 난리가 납니다.   오늘은 운이 아주 좋은 날입니다.  거기에다 조력들이 상당한 고정멤버들로 꾸며진 출조팀이니 이 기회를 놓칠리가 없습니다.  파도는 적당하고 바람도 잔잔하게 불어옵니다.   채비는 기울찌 전유동에서부터 목줄찌 채비, 3B 반유동까지 다양하지만 올려내는 마릿수는 주거니 받거니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목줄찌를 이용한 띄울낚시에는 마릿수가 많고, 중 하층부를 탐색하는 3B 반유동에는 씨알이 제법 굵게 낚여옵니다.   두어시간 낚시에 잔 씨알은 모두 방생하고도 120여마리를 낚아냅니다.  손님고기로 중.소형급 돌돔이 목줄찌 채비에 홍개비를 물고 올라옵니다.  떠서 무는걸 보면 활성도가 아주 좋은 날입니다.

벵에돔 낚시는 "쉽다" "어렵다" 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언제나 많이 잡히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감성돔처럼 낱마리에 만족해야할 일은 없습니다.  군서성이 뛰어난 벵에돔은 보통 수십마리에서 수백마리가 무리를 짓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미끼와 밑밥의 동조인데, 밑밥 투척후 바로 채비를 던져서 미끼가 밑밥을 따라서 같은 속도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