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커다란 방파제에 꾼 이라고는 달랑 두명.
오후 5시가 넘어서는 시각에 밑밥을 투척하자
동시에 떠오르는 어마어마한 인상어 군단.
해가지면 좀 나아지려나 싶었지만 한밤중이 되도록
인상어떼는 수면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습니다.
밤9시, 보름달이라서 밝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조선소에서 비춰지는
밝은 불빛이 대낮같은 상황을 연출합니다.
인상어떼가 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며칠동안 심하게 불어온
서풍으로 인하여 수온이 차가워진데 있는듯합니다.
표층 수온은 기온으로 인하여 아래보다 따뜻할테니까요.
해질무렵, 눈에 보이는 벵에돔 마릿수 좋으나 15cm 전후의 새끼들로
수십마리씩 군영을 하고 바닥층은 복어 외엔 전혀 입질이 없었습니다.
폭풍전야.
지들도 계속 굶을수는 없는 일이기에 조용한 벵에돔의 은둔 속에서
곧 다가올 폭발적인 어신을 기대하게 합니다.
그 때가 언제인지 몰라 기다리기 지루하고,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듯
오늘도 낚싯대 하나 챙겨들고 나가보려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려는 벵에돔 간장조림을 위하여..
◎ 귀찮은 미끼도둑 인상어. 낚시계 미식가 노장파들은 이놈으로 추어탕 비슷하게
끓여서 먹는다는데, 아직 꾼으로서의 수양이 부족한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