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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찌낚시 다모
  튀어 오르는 잉어는 내 고기가 아닙니다
  글쓴이 : 이태백     날짜 : 13-05-24 05:22     조회 : 1535     트랙백 주소
 

 
김동진
- 청주 삼겹살거리 상인회 총무

호숫가 버들가지에 물이 오르고, 콧잔등을 스치는 바람결에 거름기가 느껴질 때부터 조사(釣士)들은 흥분하기 시작하죠. 강가 모래톱 위 늪에 피라미들이 활발하고, 갈대숲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낚시꾼들은 드디어 떠날 채비를 해요.

물가에만 있으면 행복한 적이 있었어요. 낚싯대를 드리우고 유유히 흘러가는 물길을 보거나, 잔잔한 호수면을 바라보면 맘이 그렇게 편했죠. 물에는 사람을 편하게 하는 원형질이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젊은 날 치열하게 목표를 향해 돌진해야 할 때, 고희를 넘긴 강태공처럼 그렇게 세월을 낚았으니 남을 게 뭐 있겠어요.

어느 봄빛 고운 날 오후 괴산 목도 강변에 낚싯대를 폈습니다. 바람은 시원하고, 물은 차지 않았어요. 나름대로 포인트라고 생각한 곳이라 은근히 기대가 컸어요. 떡밥을 질척하게 말아 물속에서 잘 풀리도록 했죠. 그런데 1시간을 투척해도 낚시찌는 요지부동이대요. 그래서 처음 자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옆으로 자리를 옮겼죠. 한 자리에서 또 1시간 이상 떡밥 질을 해도 여전히 짜릿한 손맛은 오지 않더라구요. 고작 피라미, 돌고기, 동자개 서너 마리 붙들었어요.

늦은 오후가 되니 강 한가운데에서 잉어가 튀어댔어요. 더러는 준치나 눈치인지도 모르지만요. 자리낚시에서 맘이 멀어지고 대신 저만치서 펄떡펄떡 튀는 팔뚝만 한 고기들에게 맘을 뺏겼으니 낚시는 다 틀린 거나 마찬가지지요.

낚시를 그만둔 지 오래됐으니 기다리던 봄이 왔다고 득달같이 저수지나 강가로 달려갈 일은 없지만, 요즘 매일 아침이면 출조 때의 그 가벼운 흥분 못지않게 맘 먼저 달려가는 우물 같은 곳이 제게 하나 있습니다. 다만 두렵기는, 고양이가 졸린 눈을 부비는 사이 봄을 훌쩍 다 보내고서 또 아무 것도 잡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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